한동안 잠잠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크게 움직였습니다.
비트코인은 8월 21일 미국 코인베이스에서 한때 7만5천400달러 선까지 오르며 24시간 전보다 약 8.8% 상승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빗썸 기준 1억380만원을 넘어섰고 이후 1억500만원대까지 올라, 약 두 달 만에 다시 비트코인 1개 가격이 1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번 상승은 한 가지 이유보다는 여러 재료가 동시에 겹친 결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이 왜 갑자기 올랐을까
이번 상승의 첫 번째 배경은 미국 국채시장 변화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에 대한 바이백, 즉 정부가 시장에 풀린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규모를 기존보다 두 배로 늘렸습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었는데, 재무부의 조치 이후 시장의 긴장이 일부 완화됐습니다.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안전한 국채에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는 대체로 부담이 됩니다.
반대로 금리 부담이 완화되자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자산에 관심을 보이면서 비트코인에도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완화 발언도 영향을 줬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월 19일 백악관에서 가상자산 업계 경영진들과 만나 의회에 ‘CLARITY Act(클래리티법)’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구분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가운데 어느 기관이 감독할지를 보다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규제기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이 사업을 확대하는 데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회사들이 보다 명확한 규칙 아래 사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을 더 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비트코인 상승폭이 갑자기 커진 데는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숏 포지션 강제청산입니다.
숏 포지션은 쉽게 말해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다”
라고 예상하고 하락에 돈을 거는 투자입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자의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거래소가 해당 포지션을 자동으로 정리하는데 이를 강제청산이라고 합니다.
이때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려면 비트코인을 다시 사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CoinDesk와 CoinGlass에 따르면 이틀 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청산된 하락 베팅 규모가 4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비트코인이 오르자 숏 포지션 청산이 발생하고, 청산 때문에 다시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더 오르는 일종의 연쇄반응이 나타난 것입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가상자산도 올랐습니다
이번 상승은 비트코인에만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CoinDesk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이더리움도 약 5% 상승했고 솔라나와 도지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도 함께 올랐습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가 8월 21일 약 20% 급등하는 등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그런데 아직 사상 최고가는 아닙니다
1억원을 다시 넘었다는 숫자가 상당히 커 보이지만 장기 흐름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CoinDesk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7만7천달러 선까지 올라왔지만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12만6천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약 40% 낮은 수준입니다.
즉 이번 움직임은 큰 폭의 반등이기는 하지만 과거 최고가를 다시 넘어선 상황은 아닙니다.
국내 가격 역시 원·달러 환율과 국내외 거래소 간 가격 차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미국 달러 가격과 정확히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오를까
지금 시장에서는 몇 가지 변수가 중요해 보입니다.
첫 번째는 미국 국채금리입니다.
이번 상승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국채시장 안정이었던 만큼 장기금리가 다시 크게 오르면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CLARITY Act의 실제 처리 여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통과를 공개적으로 촉구했지만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이해관계와 정치인들의 가상자산 보유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법안 통과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는 이번 급등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숏 포지션 강제청산으로 확대됐다는 점입니다.
강제청산은 단기간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러한 매수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CoinDesk도 이번 상승에서 실제 장기 투자수요와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기계적인 매수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억원 돌파보다 ‘왜 올랐는지’를 봐야 합니다
비트코인이 다시 1억원을 넘어선 것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분명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번 급등은 단순히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갑자기 살아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 국채시장 안정 → 가상자산 규제완화 기대 → 대규모 숏 포지션 강제청산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주식보다도 가격 변동폭이 매우 큰 자산입니다.
하루 만에 8~9%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비슷한 폭의 하락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1억원 재돌파가 새로운 상승장의 출발점이 될지, 단기간 급등 이후 다시 조정을 받을지는 앞으로 미국 금리와 가상자산 정책, 실제 투자자금의 흐름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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