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관계가 버겁고 부담스럽습니다.”
34세 아들이 어머니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뜻밖의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8월 18일 방송된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에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관계가 너무 가까워 오히려 상처가 깊어진 모자가 출연했습니다.
아들은 오랫동안 ‘엄마가 원하는 아들’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지쳤다며, 때로는 차라리 가족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방송 후 이 사연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19일 오후에는 ‘이호선 상담소’가 Google 실시간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모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엄마가 원하는 아들이 되려고 했는데 너무 지쳤다”
아들은 방송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어머니의 기대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머니는 사촌 모녀처럼 자신과 아들도 친밀하게 지내길 원했고, 아들에게 ‘딸 같은 아들’이 되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또 “살아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식의 말도 아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여러 감정이 있었고, 이런 요구가 반복되면서 관계 자체가 점점 무겁게 느껴졌던 것으로 방송에서 소개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혼자 감당했던 아들
아들은 어린 시절 부모의 잦은 다툼을 목격했고 집안의 어려운 상황도 겪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자신이 자주 아픈 탓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죄책감까지 느끼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 집단 괴롭힘을 당했을 때도 가족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린 나이부터 힘든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기보다는 혼자 참는 방식에 익숙해졌다는 것이 방송에서 드러났습니다.
아들에게 오래 남은 물놀이 사고
방송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어린 시절 있었던 물놀이 사고였습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냇가에서 물살에 휩쓸리는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어머니 역시 수영을 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자신도 죽을 것 같아 먼저 빠져나온 뒤 구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훗날 아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살아야 아이를 다시 낳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방송에서 밝혔고, 이 말이 아들에게는 오랫동안 큰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호선 상담가는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먼저 나온 행동 자체와 별개로, 어린 자녀에게 그런 방식으로 설명한 말이 깊은 상처를 남겼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엄마는 아들의 마음을 알고 있었을까
흥미로운 것은 어머니가 방송 전까지 아들이 자신과 이렇게까지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사실을 제대로 몰랐다는 점입니다.
어머니 역시 남편의 부재와 경제적인 어려움 등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어머니가 힘들어 울 때 어린 아들이 눈물을 닦아주며 자신이 엄마를 돌보겠다는 식으로 위로했던 기억도 공개됐습니다.
어머니에게는 다정하고 든든한 아들의 모습이었지만, 이호선 상담가는 그 과정에서 어린 아들이 자신의 감정보다 어머니의 감정을 먼저 돌보는 역할을 오래 해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아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비슷한 역할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으로 방송에서 그려졌습니다.
이호선 “3년 동안 연락을 끊어라”
그리고 예상 밖의 상담이 나왔습니다.
이호선 상담가는 아들에게 일정 기간 어머니와 연락을 끊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방송에서 제시된 기간은 무려 3년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자 아들은 평소처럼 곧바로 어머니를 위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호선 상담가는 아들이 다시 어머니를 달래려 하자 이를 제지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의 감정보다 아들 자신의 회복과 홀로서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이 조언은 방송에 출연한 가족의 구체적인 상황을 토대로 나온 상담입니다.
모든 부모·자녀 갈등에서 연락을 끊는 것이 정답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왜 서로 힘들어질까
이번 사연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아주 특별한 가족 이야기라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가족이니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님이니까 거절하면 안 된다.”
며 자신의 감정을 계속 뒤로 미루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더라도 한쪽이 계속 참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책임지는 관계가 오래 이어지면 결국 부담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방송에서도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고, 아들 역시 어머니를 미워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고,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감정이 쌓여 있었다는 점이 갈등의 핵심으로 보였습니다. 이는 방송 내용을 토대로 한 해석입니다.
‘효도’와 ‘심리적 독립’ 사이
우리 사회에서는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매우 가깝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에게 잘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자신의 삶과 감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부모 역시 성인이 된 자녀에게 자신의 외로움이나 행복을 전적으로 해결해달라고 기대하기보다는 서로 독립된 사람으로 관계를 다시 만들어갈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호선 상담소’의 사연은 단순히
“아들이 엄마와 연락을 끊는다”
는 충격적인 이야기보다,
“부모와 성인 자녀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결국 관계를 끊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방송에서 나온 ‘3년간 연락을 끊어라’라는 말만 떼어놓고 보면 상당히 강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상담의 핵심은 가족을 영원히 버리라는 의미라기보다,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감정을 먼저 챙겨온 아들이 자신의 감정과 삶을 다시 돌아볼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 가까웠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항상 가까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잠시 거리를 둔다고 해서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34세가 된 아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힘든 마음을 어머니에게 털어놓고, 어머니 역시 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게 된 이번 상담.
두 사람이 일정한 거리를 통해 각자의 삶을 회복한 뒤 조금 더 편안한 모자 관계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많은 시청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iMBC연예, 「“애는 또 낳으면 돼”라는 母…이호선 “3년간 연락 끊어라”」, 2026년 8월 19일
동아일보, 「“차라리 고아였으면”…母와 관계 버거운 34세 아들에 이호선 “3년 연락 끊어라”」, 2026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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