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미성년 주식 7조원…1억 넘게 가진 아이 5400명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의 주식 평가액이 7조원을 넘고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가 5,400명으로 증가한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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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만들어주는 부모가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자료를 보면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가 5,4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 2,800명과 비교하면 무려 92.9% 증가했습니다.

미성년자가 보유한 전체 주식 평가액도 7조3,113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갑자기 7조원이 넘는 돈을 증여한 걸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미성년 주식 7조원, 얼마나 늘었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 주식 보유 현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4년 말 국내 상장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77만3,400명이었고, 지난해 말에는 76만9,600명으로 오히려 조금 줄었습니다.

그런데 보유 주식 평가액은 같은 기간

4조6,501억원 → 7조3,113억원

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사람 수는 줄었는데 돈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고액 보유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1억원 이상: 2,800명 → 5,400명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 4,400명 → 1만명
1천만원 이상~5천만원 미만: 8만9,600명 → 14만7,300명

반면 1천만원 미만 보유자는 67만6,600명에서 60만6,800명으로 줄었습니다.

단순히 아이들이 주식을 조금씩 갖기 시작했다기보다는 이미 주식을 가진 미성년자 가운데 고액 보유 비중이 커진 모습에 가깝습니다.

10살도 안 된 아이들 주식만 1조8천억원

더 눈에 띄는 부분은 10세 미만입니다.

10세 미만 주식 보유자는

25만4,700명 → 23만2,100명

으로 2만명 이상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가진 주식 평가액은

1조2,488억원 → 1조8,355억원

으로 47% 증가했습니다.

보유자는 줄었는데 자산은 훨씬 커진 셈입니다.

아이 명의로 장기간 주식을 모아주거나, 부모가 일찍부터 자산을 이전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7조원이 증여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 부분은 꼭 구분해야 합니다.

미성년자 주식 평가액 7조3천억원은 현재 보유한 주식의 시장가격을 합친 금액입니다.

부모들이 지난해 새로 7조3천억원을 증여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는 연말 마지막 거래일의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가격이 올라 평가액 자체가 커진 영향도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몇 년 전 아이에게 2천만원을 증여해 주식을 사줬는데 그 주식이 크게 올라 4천만원이 됐다면, 현재 통계에는 4천만원으로 잡힙니다.

따라서

“미성년 주식 7조원 = 부모가 7조원을 새로 증여했다”

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은 어떤 주식을 사고 있을까

미성년자 계좌에서도 비교적 익숙한 대형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 대형 증권사가 집계한 미성년자 계좌의 순매수 상위 개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515억원
SK하이닉스 349억원
현대차 109억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ETF에서는 미국 증시를 장기간 따라가는 상품이 인기가 높았습니다.

TIGER 미국S&P500 25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 139억원,
KODEX 미국S&P500 102억원

등 미국 대표지수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부모들이 아이 계좌에서는 단기 매매보다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나 S&P500·나스닥100 등 장기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도 엿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 주식계좌에 돈을 넣으면 증여일까?

여기서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할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 명의 증권계좌에 부모 돈을 넣어 주식을 사면 증여일까요?

기본적으로 부모의 재산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면 세법상 증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여한다고 해서 모든 금액에 바로 증여세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미성년자가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증여재산공제 한도는 10년간 2천만원입니다.

쉽게 말하면 미성년 자녀에게 직계존속이 돈이나 재산을 증여할 때 일정 요건 아래 10년 누계 2천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성년이 되면 같은 직계존속 증여 공제한도는 10년간 5천만원입니다.

2천만원 주식을 사줬는데 1억원이 되면?

이 부분도 자주 헷갈립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릴 때 적법하게 증여받은 2천만원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주식이 몇 년 뒤 크게 올라 1억원이 됐다고 해서 주가가 오른 8천만원을 부모가 다시 증여한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 소유의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정상적인 가격 상승이라면 기본적으로 아이의 자산가치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것이 어린 나이에 주식을 증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다만 자녀 계좌를 실질적으로 부모가 자신의 계좌처럼 사용하거나 자금의 실제 소유관계가 불분명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큰 금액을 이전할 때는 자금흐름과 증여관계를 명확하게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금을 주는 것과 주식을 직접 주는 것은 조금 다르다

부모가 아이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그 돈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고, 부모가 가지고 있던 주식 자체를 아이에게 증여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을 직접 증여하는 경우에는 세금 계산을 위한 주식 평가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장주식의 증여가액을 원칙적으로 증여일 이전과 이후 각각 2개월 동안의 거래소 최종시세 평균액으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주가가 10만원이니 100주를 증여하면 정확히 1천만원”

이라고 단순 계산하는 것과 실제 세법상 평가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식을 직접 증여하려는 경우에는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증여세는 누가 내나

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 즉 자녀가 납세의무자입니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직접 세금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우므로 실제 신고 과정에서는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여재산공제를 초과하면 증여세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이 적용되며, 기본세율은 10%에서 최대 50%까지 누진구조입니다.

금액이 크다면 단순히 “2천만원만 넘지 않으면 된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이전 증여 내역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왜 부모들은 아이에게 주식을 사줄까

과거에는 아이에게 돈을 모아줄 때 적금이나 예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10년 이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달 조금씩 주식을 사거나, 미국 S&P50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장기간 모으는 방법을 선택하는 부모들도 늘었습니다.

또 아이에게 경제와 투자 개념을 가르치는 교육 목적으로 소액 계좌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통계처럼 억 단위 자산을 가진 미성년자가 크게 늘어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단순 투자교육을 넘어 부모의 자산이 자녀에게 어떻게 이전되고 있는가라는 문제까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금수저 통계’로만 볼 문제일까

1억원 이상 주식을 가진 미성년자가 5,400명이라는 숫자는 상당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모든 미성년 투자자를 고액 자산가 자녀로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체 미성년 주식 보유자는 약 77만명에 달하고, 여전히 가장 많은 사람은 1천만원 미만의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고액 보유자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자녀 명의 자산 이전 과정에서 편법 증여나 자금출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아이에게 주식을 사준다면 이것은 확인하자

아이 명의 주식투자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간 적립하면서 투자교육까지 함께한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 돈이 들어가는 순간에는 증여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큰 금액을 한꺼번에 넣는다면

최근 10년간 아이가 부모나 다른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재산은 없었는지,
현재 증여재산공제 한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현금을 증여하는지 주식을 직접 증여하는지

정도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금 문제가 복잡하거나 금액이 크다면 국세청이나 세무전문가에게 개별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변화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순히 “아이들이 주식을 많이 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전체 미성년 주주는 오히려 소폭 줄었는데,

1억원 이상 보유자는 거의 두 배가 됐고 전체 평가액은 7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미성년자의 금융자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부모 입장에서는 이제 아이에게 주식계좌를 만들어주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투자와 증여, 세금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장기투자를 시작해주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식계좌에 돈을 넣기 전에 “이 돈은 누구의 돈이고, 세금상 어떻게 처리되는가?”를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먼저겠습니다.

참고자료

연합뉴스 — 미성년 주식 자산 고액화…‘1억 이상’ 주주 1년 새 2배로
1억원 이상 미성년 주주 5,400명과 전체 보유액 7조3,113억원 등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기사 보기

국세청 — 증여세 세금납부 안내
미성년자의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 한도와 증여세율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증여세 안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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