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18호 태풍 사우델, 제19호 나라, 제20호 개나리에 이어 24일 새벽 제21호 앗사니까지 발생하면서 한때 태풍 4개가 동시에 활동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4개의 태풍이 있다고 해서 모두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가장 눈여겨봐야 할 태풍은 네 개 가운데 세력이 가장 강한 제18호 태풍 사우델입니다.
사우델은 ‘매우 강’ 수준으로 발달해 일본 오키나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태풍 4개, 지금 어디에 있을까
24일 오전 3시를 기준으로 보면 네 태풍의 위치와 세력은 서로 크게 다릅니다.
제18호 사우델은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80km 해상에서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심기압은 935hPa, 최대풍속은 초속 49m, 강풍반경은 약 410km입니다.
네 태풍 가운데 가장 강합니다.
제19호 나라는 중국 잔장 서남서쪽 약 250km 해상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초속 24m로 사우델보다 세력이 약하며 중국 남부 쪽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제20호 개나리는 대만 타이베이 서남서쪽 약 280km 해상에 있습니다.
최대풍속은 초속 18m 수준이며 빠르게 약해져 24일 중 열대저압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 발생한 제21호 앗사니는 괌 서쪽 약 900km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심기압은 1000hPa, 최대풍속은 초속 15m로 비교적 약한 태풍입니다.
결국 ‘태풍 4개’라는 숫자는 크지만 실제로는 위치와 세력, 예상 경로가 모두 다릅니다.
가장 강한 사우델…최대풍속 초속 49m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사우델입니다.
24일 오전 3시 현재 최대풍속은 초속 49m입니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176km입니다.
기상청 분류상 과거의 ‘매우 강’ 태풍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사우델은 24일 오후부터 25일 오전 사이 최대풍속이 초속 50m 안팎까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강풍반경도 400km를 넘기 때문에 태풍 중심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역에서도 바람과 높은 파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우델은 어디로 향하나
현재 예상경로를 보면 사우델은 한반도로 곧장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오키나와 → 대만 부근 → 중국 남부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24일 오후에는 오키나와 동남동쪽 해상으로 접근하고, 25일에는 오키나와에 더욱 가까워질 전망입니다.
이후 26일 오키나와 부근을 통과해 대만해협 쪽으로 서진하고, 28~29일쯤 대만 북쪽을 지나 중국 남부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현재 발표된 예상경로만 놓고 보면 태풍 중심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태풍의 예상경로는 주변 기압계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며칠 뒤까지 현재 예상 그대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을까
직접 상륙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영향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우델이 오키나와 쪽으로 접근하는 25일 오후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를 중심으로 바람이 강해지고 물결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주와 남해안에서는 태풍에서 발생한 강한 파도가 먼 거리까지 전달되는 너울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해안가나 방파제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물결이 갑자기 밀려올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조업하거나 배를 운항하는 경우에는 육상보다 태풍의 영향을 먼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신 해상특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보다 오히려 ‘늦더위’의 변수가 될 수도
사우델이 한반도를 직접 통과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날씨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태풍은 주변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대량으로 끌어올립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8월 하순인데도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우델의 이동에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 더위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태풍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가 조금 달라지면 비구름이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오면서 주 후반 강수량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사우델은 현재로서는 직접 상륙 태풍이라기보다 다음 주 후반 우리나라 기온과 비를 결정할 기압계의 변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나머지 세 태풍은 한반도와 거리가 있습니다
19호 나라와 20호 개나리는 현재 예상경로상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나라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 북부 부근에서 머물다가 약해질 전망이고, 개나리는 대만 부근에서 빠르게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1호 앗사니도 현재는 괌 서쪽 먼바다에 있고 세력도 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태풍 4개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4개의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를 덮칠 것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왜 한꺼번에 태풍이 많이 생겼을까
8~9월은 원래 북서태평양에서 태풍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입니다.
여름 동안 뜨거워진 바닷물이 태풍에 필요한 많은 수증기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수면 온도가 높고 대기 상층과 하층의 바람 조건이 맞으면 열대저압부가 빠르게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북서태평양의 넓은 해역에서 여러 열대저압부가 비슷한 시기에 발달하면서 태풍이 연달아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태풍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강력한 태풍으로 성장하거나 모두 한반도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 고기압의 위치와 편서풍, 해수면 온도 등에 따라 각각 전혀 다른 경로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번 주 가장 확인해야 할 것은 사우델의 진로
앞으로 가장 주의해서 볼 시점은 25~26일입니다.
사우델이 오키나와에 접근하면서 한반도와의 거리도 가장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태풍 중심이 한반도 육상까지 올라올 가능성은 작지만,
- 제주 남쪽 먼바다의 강풍과 높은 물결
- 제주·남해안의 너울
- 덥고 습한 공기 유입
- 주 후반 비의 위치와 강도
등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태풍의 진로가 조금만 북쪽이나 동쪽으로 달라져도 영향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예상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풍 4개’보다 사우델의 실제 경로를 봐야 합니다
태풍 4개가 동시에 활동한다는 소식만 들으면 한반도에 여러 태풍이 몰려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라와 개나리는 중국·대만 쪽으로 이동하거나 약화하고 있고, 앗사니도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태풍은 제18호 사우델입니다.
현재 예상경로대로라면 직접 상륙 가능성은 낮지만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오키나와 부근까지 접근하기 때문에 바다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며칠 동안은 ‘태풍이 몇 개냐’보다 사우델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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