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가장 부담스러운 것 가운데 하나가 검사 전 장을 비우는 과정입니다.
많은 양의 장정결제를 마시고 식사를 조절해야 해 검사를 미루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혈액검사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대장암 환자 10명 중 9명가량을 찾아내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홍승욱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AI 기반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의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90.4%**로 나타났습니다.
피 속 DNA 조각을 AI가 분석했습니다
이번 검사는 혈액 속에 존재하는 세포유리DNA(cfDNA)를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혈액에는 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DNA 조각들이 존재하는데, 암세포에서 나온 DNA는 정상세포에서 나온 DNA와 길이나 절단 위치, 말단 구조 등에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혈액에서 이런 DNA 조각을 추출한 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으로 유전정보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DNA 조각의 길이와 말단 구조, 유전체 분포 등의 정보를 AI 딥러닝 모델로 분석해 대장암이 존재할 가능성을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혈액 속에 남아 있는 암세포의 흔적을 AI가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1,677명 혈액 분석…대장암 90.4% 찾아
연구에는 모두 1,677명이 참여했습니다.
대장암 환자 302명, 진행성 대장용종 환자 108명, 정상 대조군 1,267명의 혈액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90.4%**였습니다.
민감도란 실제로 질병이 있는 사람을 검사에서 양성으로 찾아내는 비율입니다.
즉 이번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대장암 환자 100명 가운데 약 90명을 찾아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대장암 선별검사에 사용되는 분변잠혈검사가 약 70~80%의 민감도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입니다.
정상인도 95% 가까이 정확하게 구별
암이 없는 사람을 정상으로 판별하는 **특이도는 94.7%**였습니다.
대장암이 없는 정상인 100명이 검사를 받았을 때 약 95명을 정상으로 정확하게 구분했다는 뜻입니다.
병기별 결과도 눈에 띕니다.
대장암 1기에서는 84.2%, 2기는 85.0%, 3기는 94.4%, 4기는 100%의 민감도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초기 대장암도 약 90%의 민감도로 발견했습니다.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진행성 대장용종은 **58.3%**를 검출했습니다.
초기 암에서도 비교적 높은 진단 성능을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장암 조기 선별검사로 활용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그렇다면 대장내시경을 안 받아도 될까?
여기서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앞으로 피검사만 하면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현재 단계에서는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혈액검사가 대장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입니다.
혈액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더라도 실제 병변의 위치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나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과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이번 연구에서 진행성 대장용종의 검출률은 58.3%였습니다.
대장내시경은 암뿐 아니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직접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새로운 혈액검사를 대장내시경의 완전한 대체검사라기보다 보다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검진에 참여하도록 돕는 선별검사 후보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장 비우는 부담 줄어들까
이번 연구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검사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가 대장암 검진에서는 주로 대변을 이용한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대장내시경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대변을 직접 채취하는 과정이나 대장내시경을 위한 장정결 과정이 불편해 검사를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액 한 번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대장암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다면 검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도 이번 연구가 기존 검진 과정의 부담을 줄이고 혈액검사만으로 편리하게 대장암을 선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은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입니다
이번 결과는 상당히 흥미롭지만 아직 실제 건강검진에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표준 대장암 검사로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검증과 실제 검진 환경에서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습니다.
대장암 검사가 앞으로 정말 피 한 번 뽑는 방식으로 간편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특히 대장내시경의 불편함 때문에 검진을 미뤘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연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 건강검진이나 대장내시경 일정이 잡혀 있다면 이번 연구 결과만 보고 검사를 임의로 미루거나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대장암 조기 선별을 더 편리하게 할 새로운 방법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으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공개된 연구 결과와 의료기관 발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개인의 검진 및 진료 여부는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서울아산병원 —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조기 진단 가능성 열려
서울아산병원 공식 자료 보기
연구팀, 검사 방식, 민감도 90.4% 등 핵심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1순위 자료입니다.
연합뉴스 — 피검사로 대장암 진단…AI 활용 환자 10명 중 9명 찾아
연합뉴스 기사 보기
총 1,677명 분석, 대장암 환자 302명, 민감도 90.4% 등 연구 결과가 잘 정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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