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연락 안 한 딸은 재산 없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부모와 연락이 뜸했던 딸의 유류분 청구를 법원이 일부 인정한 사건을 통해 상속과 유류분, 부모 부양 기여 문제를 분석한 내용을 표현한 이미지

명절이나 부모 생일에도 거의 연락하지 않은 자녀에게 재산을 남겨주고 싶지 않다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이 질문과 직접 연결되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부모가 두 아들에게만 약 1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넘기고, 딸들에게는 재산을 거의 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법원은 딸들의 유류분 반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헤럴드경제

제목만 보면

“부모 재산인데 부모 마음대로 주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상속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올해 3월 민법이 개정되면서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자녀의 기여와 반대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상속권까지 법적으로 따질 수 있게 됐습니다. 법제처

이번 사건에서 무엇이 문제였고, 앞으로 가족 간 재산 상속에서 무엇을 알아둬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부모는 왜 두 아들에게만 재산을 주려고 했나

사건의 시작은 상당히 오래전입니다.

부모는 2005년 서울 중랑구 등에 있던 토지와 건물을 두 아들에게 나눠준다는 유언을 작성했습니다.

장남에게 55%, 차남에게 45%를 물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헤럴드경제

그런데 차녀가 2017년 재산 분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부모는 딸들에 대해

명절이나 생일에도 거의 연락하지 않았고, 팔순잔치 참석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아들들은 부모의 채무를 갚거나 건물을 보수하는 데 돈을 썼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결국 부모는 다시 유언서를 작성하면서 딸들에게 부동산을 상속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습니다. 헤럴드경제

이후 부모 중 한 명이 2024년 9월 사망했고, 딸들은 두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헤럴드경제


그런데 법원은 왜 딸들의 손을 들어줬을까

서울북부지법 민사4단독은 딸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아들들이 받은 부동산 가운데 일부 지분을 딸들에게 이전하도록 판단했습니다. 현재 보도된 판결은 1심 판단입니다. 헤럴드경제

아들들의 주장은 명확했습니다.

“우리가 부모를 부양했고 재산 관리에도 기여했으니 받은 부동산은 그 대가다.”

법원도 아들들의 기여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유언 내용 등을 보면 두 아들의 부양과 노력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일부 포함돼 있다고 봤습니다. 헤럴드경제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보상의 규모가 너무 컸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아들들이 생활비나 병원비 등을 일부 부담했더라도, 부동산 전체를 그 대가라고 보기에는 재산 가치가 실제 부담한 비용보다 현저히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헤럴드경제

또 딸들이 기존에 받은 재산은 각각 1,500만원과 2,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던 점도 고려됐습니다. 헤럴드경제

즉 이번 판결의 핵심은 단순히

“연락을 했느냐, 안 했느냐”

가 아니었습니다.

아들들이 실제로 얼마나 기여했는지, 받은 재산 규모가 그 기여에 비해 적절한지, 다른 상속인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불균형하지 않은지를 함께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식에게 재산을 마음대로 줄 수 없나

생전에 누구에게 재산을 증여하거나 유언으로 재산을 남길지는 원칙적으로 재산 소유자의 의사와 관련됩니다.

하지만 사망 이후에는 유류분이라는 제도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은 쉽게 말하면,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이 몰리더라도 일정 범위의 가족에게 최소한의 상속 몫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민법상 직계비속, 즉 자녀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배우자 역시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 직계존속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입니다.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년 위헌 결정 이후 삭제됐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유언장에 이름을 뺐으니 무조건 한 푼도 못 받는다”

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장남이라고 더 많이 받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오래된 오해도 하나 있습니다.

“장남이니까 재산을 더 받는 것 아닌가?”

현행 민법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순위의 자녀가 여러 명이면 기본적으로 법정상속분은 균등합니다. 배우자가 함께 상속하면 배우자는 자녀 1명 몫의 1.5배를 갖습니다. 법제처

즉 아들인지 딸인지, 장남인지 막내인지가 법정상속분을 자동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상속에서는 생전 증여, 특별수익, 기여 정도, 상속권 상실 여부 등이 더해지면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6년부터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여기서 이번 사건을 단순 기사와 다르게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026년 3월 민법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부모를 오랜 기간 모시고 병간호하거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자녀라도, 부모가 그 보상으로 준 재산이 유류분 계산에 들어가면서 다른 형제에게 일부 반환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구조가 지나치게 불합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후 민법이 개정됐습니다.

현재는 공동상속인이 받은 증여나 유증이

오랜 기간 동거·간호 등으로 부모를 특별히 부양했거나, 부모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이라면 그 기여에 해당하는 범위는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법제처

쉽게 말하면,

“부모를 실제로 오랫동안 모신 자녀의 몫도 제대로 인정하자”

는 방향으로 법이 바뀐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를 안 찾아간 자녀는 상속을 못 받을까

이 부분이 이번 검색에서 가장 궁금한 질문일 겁니다.

답은

단순히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민법에는 상속권 상실 제도가 있습니다.

상속인이 될 사람이

  •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 부모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했거나
  • 부모를 심히 부당하게 대우한 경우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법제처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중대하게’, 그리고 **‘심히’**입니다.

명절 전화 몇 번을 하지 않았다거나 가족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즉시 상속권이 사라진다고 규정돼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행위가 발생한 경위와 정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 상속재산 규모와 형성 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도록 돼 있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부모에게 연락 안 하면 유산을 못 받는다”

라고 일반화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을 표로 보면 더 쉽게 이해된다

질문현재 법의 기본 방향
부모가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몰아줄 수 있나?가능하지만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 문제가 생길 수 있음
장남이 자동으로 더 받나?아니오. 같은 순위 자녀는 기본적으로 균등
연락하지 않은 자녀는 상속권이 없어지나?자동으로 없어지지 않음
부모를 오랫동안 부양한 자녀는 더 인정받나?특별한 부양·재산 기여가 인정되면 보상 부분을 반영할 수 있음
부모를 심하게 방치·학대한 경우는?법원의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될 수 있음
유류분 청구는 언제까지 가능한가?안 날부터 1년, 상속 개시부터 10년이라는 시효 규정이 있음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상속 개시와 반환 대상 증여·유증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것이 민법의 기본 규정입니다. 법제처


“내가 모셨는데 왜 똑같이 나누나”도 달라지고 있다

가족 재산 문제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10년 동안 부모님을 모셨는데 형제들은 아무것도 안 했다.”

반대로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빠가 부모 재산을 관리했다는 이유로 전부 가져갔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서 유류분 제도가 개인별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2026년 개정 민법과 최근 대법원 판결은 실제 부양과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를 더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올해 5월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대가로 받은 증여는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유류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개정 취지를 확인했습니다. 법제처

하지만 이것 역시

“부모와 함께 살았으니 재산을 전부 가져가도 된다”

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 서울북부지법 사건에서도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아들들의 주장이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가족들이 미리 확인해야 할 것은

상속 분쟁은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갑자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원인은 훨씬 이전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전 증여를 했다면 언제, 누구에게, 왜 줬는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자녀가 병원비·생활비·간병비·건물 수리비를 계속 부담했다면 계좌이체 내역이나 영수증 등 객관적인 자료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큰아들이 나를 잘 돌봤으니 전부 준다”

는 유언만으로 모든 분쟁이 끝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반대로 다른 자녀 역시

“나는 자식이니까 무조건 똑같이 받을 수 있다”

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2026년부터는 부양의 정도와 기여, 특별수익, 상속권 상실 사유까지 함께 따질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법제처


이번 판결에서 진짜 봐야 할 부분

이번 사건을

“명절에 전화 안 한 딸도 결국 재산을 받았다”

정도로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법원이 실제로 본 것은 가족 감정만이 아니었습니다.

두 아들이 부모에게 실제로 기여한 부분은 있었지만,

그 기여가 약 15억원 상당의 재산 대부분을 가져갈 만큼이었는지

그리고

딸들의 최소한의 상속 몫까지 사실상 없애도 될 정도였는지

를 따졌습니다. 헤럴드경제

결과적으로 1심 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부모를 얼마나 자주 찾아갔느냐?”

보다 오히려

“누가 실제로 무엇을 기여했고, 그 대가로 얼마만큼의 재산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가?”

에 더 가깝습니다.


가족 재산은 마음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명절이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꺼내기 어려웠던 부모 봉양, 집, 땅, 증여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내가 부모님을 다 모셨다”

고 하고,

다른 형제는

“그래도 부모 재산을 혼자 가져갈 수는 없다”

고 말합니다.

이번 사건은 바로 이런 현실적인 갈등을 보여줍니다.

특히 2026년부터 상속법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유류분만 볼 것이 아니라 특별부양·기여와 상속권 상실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명절에 전화 몇 번 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녀의 상속권이나 유류분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를 모셨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형제의 몫을 모두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법원이 보는 것은 가족 사이의 감정적인 주장보다 실제 부양과 기여, 재산 규모와 형성 과정, 그리고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재산 문제는 가족마다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실제 상속이나 증여를 계획하고 있다면 개별 사안은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헤럴드경제 — “명절에 전화도 안 한 딸, 재산 못 줘”…아들만 15억 준 부모, 법원 “재산 나눠야”
서울북부지법의 이번 유류분 반환 청구 사건의 경위와 1심 판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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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12조 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현재 자녀·배우자·직계존속에게 인정되는 유류분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현행 법령입니다. 법제처
민법 제1112조 보기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선고
부양의무 중대 위반이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이 있을 때 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입니다. 법제처
상속권 상실 규정 보기

대법원 2026년 5월 29일 판결 — 특별부양·기여와 유류분
부모를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데 대한 보상성 증여를 유류분 계산에서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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